DX역량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4차 산업혁명에 의한 기술의 변화는 조직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X; Digital Transformayion)을 요구합니다. DX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DX 역량이 필요한데 현재 기업의 DX 수준은 변화에 대응하기 조차 부족한 실정입니다. 조직 구성원들이 DX 역량을 체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속적인 교육과 DX 트렌드에 발맞춘 역량 개발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HRDer들의 DX 역량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요구되는 시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면서 부터 인간이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얼마나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보다 기술이 과연 인간을 지배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앞섰습니다. 판타지 영화를 통해 고도화된 과학 기술의 파워를 보아왔던 터라 기술의 발전 속도와 그 영역은 인간의 상상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10여 년부터 대두되어온 융합 기술들은 상상에서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으며,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생활 전반에 걸쳐 기술에 기반한 인간 사회의 발전을 꾀하고 있기에 그리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닌, 오히려 기대가 앞서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더 많은 숙제를 던집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개인과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조직의 전반적인 구조와 시스템의 혁신을 추구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테크니컬한 접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이해와 기술을 대하는 태도, 그 기술이 개인과 조직에 최상의 조건과 최고의 결과로 이어지는 데 필요한 새로운 리더십과 마인드셋을 함께 요구합니다. 디지털 문맹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이제 디지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이 되었고 DQ(Digital Quotient)가 하나의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테크놀로지의 영역은 이제 과학이나 기술의 영역 뿐만 아니라 삶의 영역에 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DX(Digital Transformation) 역량 모델
새로운 시대에는 그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역량이 요구됩니다. AI, Big Data, Cloud, IoT, Mobility로 대표되는 기술의 혁신은 조직의 전략, 문화와 시스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RPA, 로봇 간호사, 스마트 팩토리, 드론,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노동력이 등장하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의 수준 마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은 디지털에게 맡기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조직의 전반적인 혁신과 구조의 변화, 인간의 노동에 대한 새로운 고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팬데믹은 디지털 역량에 대한 요구를 한층 앞당겼습니다. 많은 기업에서 역량 수준을 진단하고 개발하기 위한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MA 한국 능률협회 지식연구소에서 2019년 초부터 연구해 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미래 역량은 2020년 하반기 현재, 개인과 조직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 되었습니다.
KMA의 DX 역량은 총 3개 영역의 9개 역량으로, 9개 역량에는 27개의 하위 역량이 있습니다. 새로운 역량 모델링을 위해 기존의 역량을 재분석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필요한 역량에 관한 선행 연구들을 검토한 후 전문가 및 기업 HRD, 조직문화 담당자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역량의 키워드를 도출하였습니다. 이후, 현업 중심 전문가 회의를 통해 역량의 개념을 보완한 후 행동지표를 도출하고 진단 문항을 개발하였습니다.
DX 역량의 3개 영역은 FX (Formula Transformation), LX (Leadership Transformation), MX (Mindset Transformation) 역량입니다. FX역량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공식(Formula)의 혁신으로,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사고방식의 혁신 및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발휘 할 수 있는 역량입니다. LX 역량은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요구되는 리더십의 혁신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자원과 핵심역량을 빠르게 재편하고 주도해갈 수 있는 리더십 역량입니다. MX 역량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환경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지녀야 할 마인드셋의 혁신입니다. 역량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국내 기업의 DX 역량 수준은?
그렇다면 현재 국내 기업의 DX 역량 수준은 어떠할까요? 2021년 HRD 전략 및 계획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많은 조직(17.9%의 기업 만이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함)에서 디지털 역량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2021년을 기점으로 역량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KMA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역량 진단 도구를 개발하면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DX 역량의 평균 점수는 3.78점(5점 만점)이었습니다. 리더 그룹의 평균이 3.78점이고, 비리더 그룹 역시 3.78입니다. 이는 DX 시대를 주도해 나가기에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디지털 역량에 대한 지수인 FX는 3.71점, 리더십 역량인 LX는 3.82점, 마인드셋 역량인 MX 3.82점이었습니다. 다른 역량에 비해 FX 역량이 낮은 편입니다. 예상보다는 다소 높은 점수였지만 변화를 파고를 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디지털 역량을 제외하고는 리더 그룹이 비리더 그룹보다는 디지털 트랜스포에이션 역량이 다소 높았습니다. 리더 그룹의 FX 역량이 비리더 그룹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나 활용도가 비리더 그룹보다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1. FX역량의 분석 : 변화의 속도에 맞춰 이해와 활용 역량을 키워야 할 때
FX의 하위 역량 점수는 디지털(기기) 및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이해하고, 업무에 활용하는 디지털 기초 역량이 리더 그룹이 3.67점, 비리더 그룹이 3.78점 이고, 디지털 사회에서 생성된 지식,정보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방향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인 디지털 사고 역량은 리더 그룹이 3.85점, 비리더 그룹이 3.77, 디지털 환경에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여 조직과 비즈니스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인 디지털 실행 역량은 리더 그룹이 3.50점, 비리더 3.60점입니다. 디지털 실행 역량이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는 데 아직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를 감안하면 이제 이해와 활용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2. LX 역량의 분석
LX의 하위 역량 점수는 성장 기회의 감지 및 분석을 통해 기업가적 비전을 제시하고 목표를 주도하여 성과를 창출해낼 수 있는 역량인 기업가형 리더십 역량이 리더 그룹이 3.81점, 비리더 그룹이 3.79점입니다.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학습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업무,자원,역할을 신속히 전환하여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인 애자일 리더십 역량은 리더 그룹이 3.84점, 비리더 그룹이 3.82점, 조직 내 다기능적인 요인들이 서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창출 할 수 있도록 신뢰와 협업에 기초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역량인 플랫폼 리더십 역량은 리더 그룹이 3.87점, 비리더 그룹이 3.82점입니다. 리더십 점수는 리더 그룹이 0.2 점 이상 높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3. MX 역량의 분석
MX 하위 역량 점수는 기존의 프레임을 탈피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시장을 창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도전해 나가는 역량인 파괴적 마인드셋 역량이 리더 그룹이 3.79점, 비리더 그룹이 3.71점이고, 발견하고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업무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구조화하고자하는 역량인 디자인 마인드셋 역량은 리더 그룹이 3.78점, 비리더 그룹이 3.78점, 인간의 본질과 가치에 기반하여 주체적 존재로서 자신과 사회 구성원들을 이해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역량인 인간중심 마인드셋 역량은 리더 그룹이 3.95점, 비리더 3.94점입니다.
디자인 마인드셋 역량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인간중심 마인드셋 역량이 높았습니다. 파괴적 마인드셋은 예상보다 비리더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내, 외부 경영 환경의 어려움 및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 개인 중심의 사고 방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DX 역량 개발과 HRD의 과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DX 역량에 대한 요구가 높지만 조직의 DX 역량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DX 역량은 어떻게 개발해야 할까요? 암울하게도 기존 직원들의 디지털 전환이 싶지 않다는 현업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기업의 인재를 양성하는 인재개발원에서 조차 디지털 인재는 개발의 측면보다는 선발의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하면 앞으로 HRD 영역은 많은 부분이 축소되거나 제한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말 DX 역량은 개발하기 어려운 역량일까요?
2019년 부터 DX 역량 개발과정을 전사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한 기업은 2020년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DX 교육을 시행했습니다. 2021년에도 DX 분야별 심화과정을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이유는 바로 반복적 체화 학습 만이 디지털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아날로그적 사고 방식과 업무 패턴이 하루 아침에 달라질 리 없습니다. 우리의 뇌와 몸은 그것이 가능한 환경과 반복적 학습을 통해 습득한 지식을 체화합니다. 아날로그 몸이 디지털 몸으로 전환되는, 즉 자동화 지식이라고 할 수 만큼 디지털 역량을 자유자재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초 교육부터 점점 난이도와 영역을 달리하는 심화, 적용 교육까지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물론 디지털 환경이 함께 제공되어야 합니다.
HRDer로서 개발이 아닌 선발에 집중되는 현상이 아쉽기는 해도 HR에서 선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올해 9월부터 KMA와 국내 AI 전문기업인 제네시스랩이DX 역량 모델에 기초하여 IT 관련 직무 분야의 채용을 실시 했었습니다(AI에 기반한 경험 면접이었는데 대면 면접 평가 점수와의 상관계수가 0.53이 될 정도로 비대면 역량 면접의 효과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지원자들은 디지털 사고 역량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IT 직무이긴 해도 다른 직무에서도 디지털 역량을 개발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이 많습니다. 이제 조직 구성원들은 기업에 들어오기 전부터 디지털을 배우고 기업에 들어오는 순간에도 디지털 기반의 경험을 하기 시작합니다. 조직에 들어와서 수행하는 업무들도 디지털화 되어갈 것입니다. 이제 HRD는 우리 조직에 요구되는 DX 역량 수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선발이 후에 어떻게 구성원들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들이 조직에 들어와서 갈라파고스 신드롬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트래스포메이션이 조직에 제대로 정착하는데 HRD가 기여하기 위해서는 HRDer가 한걸음 더 앞서서 디지털 역량을 겸비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문송합니다’가 아니라 ‘문과임에도 불구하고’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자신이 디지털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FX 역량 뿐만 아니라 LX, MX 역량의 개발에도 힘써야 할 것 입니다. 이 3개의 영역은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역량이기 때문입니다. HRDer가 환경 변화의 트렌드를 주시하며 자신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것이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는 첫 단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KMA 지식연구소 송영숙 교수 yssong@k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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